컨디션 창나서 이번주 내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않남 ㅅㅂ
안그래도 이사한다고 몸살 왔는데 +더위 +피축까지 겹치니 일하다가 눈앞이 안보이더라 진짜 깜짝 놀랐다
와중에 집안경도 뭔가 잘 안맞는?? 느낌이 들어서 스페어안경 꺼냈는데 슬슬 바꿀때 된것 같기도 하고 할튼... 눈에 이상이 생긴건지 뭔지 조만간 안과 한번 가봐야 할듯 글고 산부인과도
체감상 1년에 300일 피흘리고 있어서 도저히 안되겠다
수신료를 내기 시작했다 뭐딱히 보고싶은건 없지만... 예~전 집에서 마음 안 좋을 때마다 독경 틀어둔 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음
그게 엄청 도움이 됐냐하면 것도 아니긴한데 (왜냐면 그때 층간소음 스트레스 못참고 이사한거라) 없는것보단 낫다는생각
지금은 오디오채널에서 클래식이나 자연소리 틀어두는중 어제는 잘때도 틀어놓고 잤는데 나쁘지 않았던것 같다 며칠 좀더 이렇게 해보고 어떤지 봐야지
티비 화면 밝음 + 소리 많이 나는 구식 에어컨 때문에 잠드는게 어려웠는데 집에 남아있는 천있어서 그거 티비에 씌우니 딱맞게 덮어져서 좋았다 에어컨은 어차피 하루종일 틀어둬서 걍끄고... 완전 푹자진 못했지만 확실히 이렇게 하니까 잠드는덴 도움됨 굿
· 정원
07.12 10:09
이거 층간소음 썰도 존나 웃긴데 그때 옆집인지 앞집인지에 남자 하나가 살았거든 근데 나 이사하고 한달쯤 부턴가 매일매일 이루의 까만안경을 처 불르는거임 (가끔 데이식스 예뻤어) 처음엔 샤워하다가 삘받았나 싶어서 걍냅뒀는데 이게 오전오후새벽을 안가리고 시도때도 없이 불러싸니까 노이로제 걸릴것 같아서 집주인에게 얘기했더니 자긴 모르겠다고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하길래 1년 살자마자 바로 나옴
멀리서 하루 놀러온 친구들도 자다가 들었다며 나한테 간증했었는데 아직도 어이가 없어서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했다
이 병원에서는 초진이었지만 정신과 자체가 처음이진 않아서 그냥 평범하게 들렀다
조금 특이하네 싶었던건 진료전 설문이 굉장히 간단해서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음 좀 널널하게(나쁘게 말하자면 대충) 보는건가? 싶기도 했는데 여긴 좀더 내담자와 의료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것 같았다 신기했다
깊은 부분은 건들지 않고 이런저런 상태에 대해 물어본다거나 하는건 이전에 들렀던곳과 똑같은 패턴이었는데도 어쩐지 다르다고 느껴졌음 왤까... 쓸데없는 말을 얹지않고 경청하고 있다는 제스처/시그널이 확실했어서 그런가 아무튼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말은 나름대로 차분하게 제대로된 문장을 구사해서 뱉은것 같았는데 말씀이 좀 빠르신 편이다 라고 하셔서 아맞다 하고 새삼 다시 인지함 사투리는 그래도 많이 뺐는데 긴장하면 속도가 자꾸 빨라진다
집에 와서는 바로 청소를 했다 한 몇주전까지만 해도 정신병자처럼 청소에 집착했는데 이젠 그냥 아무생각없이 청소모드가 켜진다 '때가 왔다' 라는 느낌으로
그래도 요즘은 출근전이랑 퇴근후에만 좀 밀고 나가서 괜찮은것같음
오늘은 오자마자 그릇을 씻었는데 새삼 싱크대 배수구쪽이 신경 쓰이길래 수세미랑 고무장갑 바꿀겸 안쪽까지 씻어줬다 하다보니 냉장고에 유통기한 얼마 안남은-그러나 냄새나서 먹지 못하겠는- 요거트도 생각나서 버리고 쓰레기통도 슬슬 다찬것 같아서 비우고... 그러다가 쓰레기통 뚜껑 안쪽이 새삼 지저분해 보이길래 여기도 닦아줬다 그동안 잘보이는 부분만 깨끗하게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안보이는 곳은 신경을 덜 썼구나 싶었다
청소하면서 틈틈이 다이어리도 채웠다 암룡적인 미감을 감추기 위해 스티커의 귀여움에 기댔다 결과적으로는 만족
흠 여유가 되면 내용은 가리고 몇페이지만 사진찍어 올려볼까해
버거운 한 주도 벌써 반이 지났다
일정이 많아서 힘든 건 아니었다
급한 마감은 다 쳐냈고 일도 점점 익숙해져 업무에 큰 무리를 느끼지 않았다
걱정스러웠던 대선도 무사히 치러졌다
하늘도 한시름 덜었는지 어제오늘 날씨가 기분 좋게 맑았다
반가운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직장 동료들과 다정한 인사를 주고받으며 친구들과 함께 떠들며 게임했다
괴로울 일은 없었다
괴로운 일이 없는데도 자꾸 눈물이 나왔다
일하는 내내 퇴근하면서 집안일을 해내며 스스로 밥을 차리고 다시 정리하는 동안 몇 번이나 눈앞이 흐리고 목이 메었다
난감했다...
노견인 둘째를 생각하다가 떠난 지 10년은 훌쩍 넘은 첫째가 떠오르니 서글픈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한 주 동안 마냥 우울하게 산 건 아니다
즐겁고 기쁜 일도 많았다
삶을 유지하는 수행 능력에도 큰 이상은 없었다
기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그런데도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역시 살아 있어서...
(죽고 싶어서 저렇게 쓴 건 아니고 그냥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는 번뇌 구간에 돌입했다는 뜻임 농담입니다)
어제는 냉장고에 남은 오이 수명이 간당간당해 보이길래 전부 파이황과로 만들었다
요즘 날이 더워 입맛이 없었는데 미리 만들어둔 당근라페와 같이 꺼내 먹으니 그런대로 맛있었다
새 카드가 배송되는 동안 찾아둔 정신과에도 전화를 걸어 빠른 시일로 예약해두었다
관심만 가지고 지나치던 디저트 가게에 들러 푸딩과 케이크를 사왔다
푸딩을 고르는데 직원 분이 푸딩이 오후에 막 만들어졌다며 이따 저녁에 먹어도 괜찮지만 다음 날에 먹으면 풍미가 더욱 살아 맛있을 거라고 지금 당장 먹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두 번 정도 강조했다
어떻게든 가장 맛있는 때의 푸딩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져 알겠다고 대답했다
푸딩 먹고 싶어서 끼니 거를랬는데 그냥 저녁 열심히 챙겨 먹었다
아니 오늘 너무 잘쉬어서 후기 적는거 깜박했는데 진짜 개 맛 있 었 음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었어 아 또먹고싶다
정원
2025-06-01 11:57
여름이 온다
오늘도 아침부터 통구이 상태로 일어났다
어제까지만 해도 환기시키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오늘은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훅 들어오길래 확실히 달이 바뀐게 체감됐다 신기하다
일어나서 다시 연락온것들 확인하고 청소기밀고 설거지하고 밥차리고... 흠 보기엔 평소와 똑같은 멀쩡한 하루인데 말이지
와중에 꿈에선 디자인 하던 시절과 옛날에 좋아한 아이돌이 같이 나와서 웃겼다 그 아이돌은 내가 학과에 진학하기 전에 은퇴해서 시기도 다른데 무의식이 반영된걸까? 요즘 갑자기 그 그룹 노랠 다시 듣기 시작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좋아했던 노래 링크를 붙이고 싶은데 스레드 형식은 영상 첨부가 안되는것 같아 일반 로드형으로 바꿀지 고민이다
이불세탁 돌려놓고 산책하러 하천에 갔다 뜨거운 햇볕 아래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았다 겨울쯤 이곳을 걸을땐 풀한포기 보이지 않았는데 다리 다쳐서 못온 사이 들풀과 나무들이 징그러울 정도로 자라 세월의 소상함을 느꼈다
지면에 발닿는 느낌을 의식해서 걸으니 두다리가 멀쩡한건 정말 축복받은 거구나 싶었고... 어린 새소리와 잔잔히 끼는 풀내음에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다고 느낌
학생때는 학교 근처에 큰호수가 있어 호수를 구경하며 걸었는데 여긴 천보다 풀이 훨씬 높게 자라 물의 코빼기도 볼수 없었다 그래도 이건 이것 나름대로 풍취가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