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2025-06-05 18:29
그리워하는 마음
버거운 한 주도 벌써 반이 지났다
일정이 많아서 힘든 건 아니었다
급한 마감은 다 쳐냈고 일도 점점 익숙해져 업무에 큰 무리를 느끼지 않았다
걱정스러웠던 대선도 무사히 치러졌다
하늘도 한시름 덜었는지 어제오늘 날씨가 기분 좋게 맑았다
반가운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직장 동료들과 다정한 인사를 주고받으며 친구들과 함께 떠들며 게임했다
괴로울 일은 없었다
괴로운 일이 없는데도 자꾸 눈물이 나왔다
일하는 내내 퇴근하면서 집안일을 해내며 스스로 밥을 차리고 다시 정리하는 동안 몇 번이나 눈앞이 흐리고 목이 메었다
난감했다...
노견인 둘째를 생각하다가 떠난 지 10년은 훌쩍 넘은 첫째가 떠오르니 서글픈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정원 2025-06-05 19:22
호르몬의 영향일까? 우울해서 그런 건가?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 마음이 울적해지니 다시금 꺼내어 자신을 더 괴롭게 만들고 있는 건가? 슬픔에 괴로워하는 나에 취해 있는 걸까?...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의심하고 근원을 찾아내려 들고 이런 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떠오르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고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체념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오르락내린다
정원 2025-06-05 19:31
한 주 동안 마냥 우울하게 산 건 아니다
즐겁고 기쁜 일도 많았다
삶을 유지하는 수행 능력에도 큰 이상은 없었다
기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그런데도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역시 살아 있어서...
(죽고 싶어서 저렇게 쓴 건 아니고 그냥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는 번뇌 구간에 돌입했다는 뜻임 농담입니다)
정원 2025-06-05 19:45
어제는 냉장고에 남은 오이 수명이 간당간당해 보이길래 전부 파이황과로 만들었다
요즘 날이 더워 입맛이 없었는데 미리 만들어둔 당근라페와 같이 꺼내 먹으니 그런대로 맛있었다
새 카드가 배송되는 동안 찾아둔 정신과에도 전화를 걸어 빠른 시일로 예약해두었다
관심만 가지고 지나치던 디저트 가게에 들러 푸딩과 케이크를 사왔다
푸딩을 고르는데 직원 분이 푸딩이 오후에 막 만들어졌다며 이따 저녁에 먹어도 괜찮지만 다음 날에 먹으면 풍미가 더욱 살아 맛있을 거라고 지금 당장 먹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두 번 정도 강조했다
어떻게든 가장 맛있는 때의 푸딩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져 알겠다고 대답했다
푸딩 먹고 싶어서 끼니 거를랬는데 그냥 저녁 열심히 챙겨 먹었다
· 정원
06.07 03:40
아니 오늘 너무 잘쉬어서 후기 적는거 깜박했는데 진짜 개 맛 있 었 음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었어 아 또먹고싶다